북한이 1987년 미국에 '한반도 연방 중립국' 창설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북한이 구소련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중립국 창설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외교 문서가 30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최형규 기자입니다.
【 기자 】
1987년 12월 9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한 문서를 전달했습니다.
'한반도 완충 지역 설정 및 중립국 창설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이 미국에 전하는 문서였습니다.
이 문서에는 한반도 비핵화,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 중립인 한반도 연방국가를 창설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미국이 소련으로부터 건네받은 이 문서는 당시 김경원 주미대사와 최광수 외무장관을 통해 우리 정부에도 보고됐습니다.
당시 미국과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제의가 비현실적이고 새로울 게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문건을 전달하기 7년 전인 1980년, 김일성 주석이 제안한 연방제 통일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은 31년 만에 비밀해제된 외교문서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당시 우리는 88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었는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이 작았던 북한이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MBN뉴스 최형규입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