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12월초 분당' 가시화…'손학규vs 유승민' 작심 비난전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바른미래당의 분당(分黨) 시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당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이 탈당 시점을 12월로 못 박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유 의원은 오늘(21일) 언론 인터뷰에서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변혁에 소속된 유승민·안철수계 의원 15명 모두가 유 의원이 제시한 '결행 시점'에 합의하지는 않은 상태여서 유 의원의 바람대로 12월 초 '집단 탈당'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정계 복귀 대신 미국 유학길에 오른 안철수 전 의원이 변혁 측에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는 터라 안철수계 의원들로선 무작정 유승민계와 함께하기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이날 유 의원의 '12월 초 탈당' 발언에 작심하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유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을 4월부터 생각했고 12월에 실행할 것이라고 했다"며 "유 의원은 원칙이 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계파정치와 분열 정치를 앞세웠고 진보를 배제하고 호남을 배제한 수구보수 정치인"이라며 "자기가 만든 당 완전히 풍비박산 만들어 놓고 완전히 깨진 뒤에 나갈 생각하지 말고 빨리 당에서 나가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비당권파는 당 윤리위원회의 지난 18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직위해제) 조치에 반발하며 맞공을 펼쳤습니다.

징계 당사자인 이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손 대표가 윤리위 징계나 고소·고발로 권위를 세우려 한다"며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흠집 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손 대표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인 '저녁이 있는 삶'에 빗대 "손 대표는 '전역'이 있는 삶을 살기를 부탁한다"며 당 대표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유 의원은 당권파의 공격성 발언에 직접 응수하지는 않으면서도 12월 초 탈당 계획을 다시금 강조, 결기를 내보였습니다. 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처리한 뒤 결심을 통해 행동에 옮기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통합 논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