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일반적으로 사람의 혈압은 팔뚝을 넣어 압박하는 기계를 통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알아낸다. 이를 ‘오실로메트릭 혈압측정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정확한 혈압 측정법은 의료진이 환자의 팔에 압박대를 감고 청진기로 혈압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장 교수팀은 오실로메트릭 측정법을 활용하되 혈압 측정에 참여한 사람의 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딥러닝) 형태로 증폭시키면 빅데이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러면 특정인의 혈압생체신호를 그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입력해 청진기를 대지 않고도 혈압 수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선 캐나다 오타와대학과 함께 캐나다 현지인 85명에 대한 혈압생체신호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의 팔에 압박대를 감고 1인당 5번씩 수축·이완을 거쳐 나온 혈압생체신호 데이터를 총 425개(85×5) 확보했다. 혈압 관련 생체신호는 혈관에 압력을 가할 때 좁아진 혈관벽을 혈류가 밀어내는 힘 수치다.
연구팀은 이들 85명의 혈압생체신호 데이터 분포를 파악한 뒤 그와 유사한 분포를 보이는 새로운 임의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장 교수는 “분포는 곧 확률이기 때문에 85명의 혈압생체신호와 유사한 분포를 새로 설정한 뒤 여기에 수천개 데이터를 넣더라도 그 분포가 유지되게끔 하면 곧 빅데이터가 탄생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식 학습(딥러닝)을 반복하면 혈압 측정의 새로운 툴(tool)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데이터 강화기법을 ‘부트스트랩 알고리즘’이라고 명명했다. 장 교수는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으로 유명해진 알파고의 강화학습 방법도 개념적으로는 이 부트스트랩 알고리즘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결국 이같은 빅데이터 툴 안에 특정인의 혈압생체신호를 넣으면 해당인의 혈압 수치가 도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 교수는 “실제 혈압과 90%가량 유사한 수치를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반 오실로메트릭 측정법을 이번 부트스트랩 알고리즘으로 변형하면 그 정확도가 95%까지 올라간
다만 연구팀은 이번 데이터 실험에 캐나다 환자들이 투입된 만큼 향후 국내 데이터를 통한 보강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가정(스마트워치)이나 병원에서 쓸 수 있는 바이오 진단법으로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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