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한 거울 대칭상의 금 나노 기하구조 모습 펩타이드를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구현된, 거울상 기하 구조를 가진 금 나노 입자의 모형(좌) 및 전자현미경 사진(우) [사진 제공 = 서울대] |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노준석 포스텍 화학공학과·기계공학과 교수, 장기석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 등 산학 공동 연구진은 생체분자만의 고유한 구조로 여겨졌던 '거울상 대칭구조'를 금 나노 입자에서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18일자(현지시간)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국내 과학자로만 이루어진 연구진이 네이처 표지논문을 장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네이처는 영향력이 큰 연구결과를 선정해 관련 분야 석학이 논문의 의미와 내용을 설명하는 '뉴스앤뷰' 섹션에 이번 논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오른손과 왼손의 구조는 동일해 보인다. 하지만 왼손용 야구 글러브를 오른손에 착용할 수 없듯이, 거울로 보면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지만 겹쳐지지 않는 특성을 '거울상 이성질' 또는 '카이랄' 구조라고 부른다. 단백질의 기본 구조인 아미노산 등 우리 몸에서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작은 크기의 분자는 이처럼 카이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카이랄 구조를 띈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재료는 독특한 특성을 나타내는 만큼 촉매, 광학, 센싱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금속과 같은 무기재료를 나노미터 크기 수준의 작은 카이랄 구조로 만드는 것은 공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안정성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 네이처 표지 모습 |
연구진은 이후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카이랄 구조를 갖고 있는 금 나노입자가 '3차원 편광현상'을 갖고 있음을 보였다. 편광현상이란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 진동함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3D안경 등에 활용된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번에 개발한 금 카이랄 구조를 디스플레이 등에 응용 가능함도 확인했다. 남기태 교수는 "디스플레이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가시광 편광소재로 바로 적용이 가능해 산업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거울상 대칭 펩타이드(반대의 카이랄 펩타이드)를 이용하여 합성된 거울상 대칭의 약 100나노 크기의 금속 나노 입자 [사진 제공 = 서울대]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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