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지구위협소행성 `2018 PP29`(왼쪽)와 지구와 가까운 상위 10% 근지구소행성 `2018 PM28`(오른쪽)을 발견할 당시 관측 영상. [사진 제공 = 한국천문연구원] |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지난해 8월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의 직경 1.6m급 망원경 3기를 이용해 지구위협소행성 '2018 PP29'와 지구와의 궤도 간 거리가 상위 10% 안에 들 정도로 가까운 소행성 '2018 PM28' 등 소행성 2개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KMTNet은 천문연이 2015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3곳의 천문대에 독자적으로 구축한 천체 관측 네트워크다.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소행성(NEA) 중에서도 지름이 140m 이상이고 지구 궤도와 소행성 궤도가 만나는 최단 거리가 0.05AU(약 750만㎞) 이하인 소행성을 말한다. 한국 연구진이 자력으로 지구위협소행성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P29를 최초로 발견한 정안영민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지구위협소행성에 대한 연구는 소행성 위협에 전 지구적 안전 대응은 물론 소행성 탐사, 천문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함께 발견된 PM28은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탐사가 가능한 근지구천체 후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문 연구원은 "PM28의 궤도는 크기와 형태, 각도 등이 지구 궤도와 거의 같아 탐사에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2030년대에 탐사선을 보내 샘플을 채취해 오는 임무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비해 천문연은 NASA와 협력할 수 있는 워킹그룹을 발족하고 초기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PP29은 지름이 160m 수준이고 지구와 궤도 간 최단거리가 426만㎞에 불과한 지구위협소행성으로 파악됐다. 크기는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에 충돌해 서울시 면적의 3.5배 되는 숲을 초토화한 60m 소행성의 2.7배,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추락해 1500여명의 부상자와 400억원가량의 재산 피해를 입힌 20m급 소행성의 8배에 이른다. 다만 PM28은 지름이 20~30m 수준으로 작고 향후 100년 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어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특히 PP29는 궤도의 형태가 목성 너머까지 걸쳐 있는 긴 타원형인 데다 지구궤도와의 경사차가 크다는 점에서 지구에 충돌할 경우 그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만5000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P29의 공전주기는 5.7년으로 긴 편이다. 이처럼 긴 궤도 장반경과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는 전체 근지구소행성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문 연구원은 "지구 궤도와의 각도 차가 큰 타원 궤도의 소행성은 지구에 가까워질 때 경사로를 내려오듯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구 대기권 진입 시 예상 속도는 초속 24㎞(시속 8만6400㎞)로 지구위협소행성 중에도 높은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지구충돌감시 시스템인 '센트리'는 PP29가 2063년 또는 2069년 28억분의 1 확률로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안 연구원은 "로또 복권 2장을 샀는데 하나는 1등, 하나는 4등에 동시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새롭게 발견한 지구위협소행성 `2018 PP29’(바깥 쪽)와 근지구소행성 `2018 PM28’의 궤도와 지구(파란색) 궤도 비교. PP99의 궤도는 목성 너머까지 뻗어 있는 긴 타원형으로 지구 궤도와의 각도 차가 크고, PM28의 궤도는 지구 궤도와 매우 유사한 원형에 가깝다. [자료 제공 = 한국천문연... |
한편 국제천문연맹(IAU)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지구위협소행성은 1981개(6월 21일 기준)로 근지구소행성의 약 10%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83개가 발견됐다. 이 중 한국(PP29)과 중국, 브라질이 각각 발견한 3개를 제외하고는 미국이 발견한 게 전부다. 문 연구원은 "지진, 태풍, 홍수와 같은 자연재난과 달리 소행성 충돌은 미리 예측하는 것은 물론 (우회, 파괴 등의 방법으로) 피해를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어 국제적인 공조가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에는 KMTNet의 장점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MTNet의 망원경이 있는 칠레, 남아공, 호주 등 3곳은 순차적으로 낮밤을 오가기 때문에 24시간 연속적인 관측이 가능하고 10분에 1번씩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중심의 소행성 탐색 시스템은 지상 망원경이 주로 북반구에 집중 설치돼 있는 반면, KMTNet은 오랜 기간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던 남반구의 하늘을 관측한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2017년에는 지구에서 1만3000광년(1광년은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서 질량과 크기가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다만 KMTNet 망원경의 핵심 장비인 3.4억 화소의 초대형 모자이크 CCD 카메라의 내구연한이 5년이어서 내년이면 수명을 다하게 된다. 천문연 관계자는 "적절한 때 예산이 투입되지 못해 현재 교체나 성능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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