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영철이었지만 그동안 그에게 붙었던 수식어는 바로 ‘노잼’ 혹은 ‘오버가 심한 개그맨’이었다. 발언논란도, 문제적 행동도, 죄지은 것이 없음에도 단순히 정신이 없다는 이유로 김영철은 비호감 개그맨의 꼬리표가 붙어왔었다.
그런 김영철에게 드디어 봄날이 찾아왔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신년특집에 출연하면서 이른바 ‘슈퍼파워’가 터졌던 것이다. 촬영 도중 응원을 위해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흥얼거림은 큰 웃음을 선사했고, 이후 이를 이용해 노래가 나올 정도로 화제를 일으켰다. 출연 당시 신년 운세를 듣는 시간 “올해 운세는 봄바람이 화창하니 온갖 꽃들이 봄을 즐긴다”라는 말처럼 김영철의 2015년은 ‘승승장구’하는 한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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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
성실함이 최대 장기인 김영철의 시작은 화려했다. KBS 14기 공채 개그맨이자 ‘개그콘서트’의 원년멤버이기도 한 김영철은 톡톡 튀는 재치와 닮지 않은 독특한 성대모사, 그리고 하춘화, 윤복희, 김희애 등 특유의 표정연기를 따라하며 웃음을 자아냈었다. 당시 데뷔 9개월 차에 불과했던 김영철은 “미안합니다. 몸이 아파서~” “안녕하십니다 고객님” “엽..때요?” 등의 다양한 유행어들을 창출시키며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데뷔하고 이듬해인 2000년 대한민국 연예예술대상에서 남자 개그맨 신인상을 수상할 정도로 활약했던 김영철이지만, 이후 활약은 첫 데뷔때와 비교했을 때 매우 미미했다. 특유의 오버 액션은 어느 순간부터 실증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중간 중간 게스트로 출연해 웃음을 터뜨리긴 했으나 이렇다 할 한 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김영철의 인기는 점점 시들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질린다’ 혹은 ‘오버맨’이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김영철의 오버 개그는 호불호가 갈린다”라는 과거 신동엽의 말처럼 확실히 그의 개그는 모두에게 호(好)는 아니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의 최대 장점을 ‘성실함’으로 꼽을 만큼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왔고, 어느 순간 ‘비호감’이 ‘호감’으로 변화되기 시작됐다.
김영철의 성실함은 영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새벽마다 학원을 다닐 정도로 열심히 영어공부에 매진했고, 덕분에 그의 영어실력은 외국인들도 인정하는 실력에까지 오르게 된다. 영어로 증면된 김영철의 성실함은 촬영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더라도, 너무 늦게까지 놀면 다음날 촬영이 있기 때문에 12시가 되면 집에 간다는 그의 고백은 지금의 인기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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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은 단순히 성실함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에서는 비호감이지만, 사석에서는 ‘제일 웃긴 개그맨’으로 꼽힌 적 있던 김영철은 그동안의 세월동안 화려함이 아닌 ‘소탈함’을 얻게 된 것이다. 최근에도 김영철은 SNS를 통해 팬들이 올린 사진이나 게시물 등에 일일이 답글을 달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성실함으로 17년 개그맨 생활을 이어왔던 김영철은 현재 ‘제2의 전성기’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각종 프로그램 출연섭외는 물론이고 각 대학의 MC섭외 1순위에 각 공기업과 사회단체로부터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도 받을 정도이다. 2013년 발행했던 에세이 ‘일단, 시작해’도 팬들 사이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김영철은 현재 좋은 시류를 타고 있다. 과거 그의 약점이었던 ‘오버’는 오히려 다른 이들과 차별점을 주는 ‘장점’으로 꼽히고 있으며, 어떤 이는 “분명히 질리는데 이상하게 호감이 간다”고 평하기도 한다. 김영철에게 ‘오버 DNA’라는 별명을 얻게 해 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2’(이하 ‘진짜 사나이2’)는 그의 몸에 깊숙하게 베어든 ‘오버’와 동시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는 열심히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오버 본능’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하게 충분했다. 여기에 그 힘들다는 해군 해난 구조대 훈련 역시 꾀를 부리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까지 전해주고 있다.
‘무한도전’으로 시작해 ‘진짜 사나이2’에 오기까지,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영철의 최종 목표는 바로 ‘미국 진출’이다. 어떻게 보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꿈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김영철의 행적을 살표보면 영 힘든 일은 아닐 듯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