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iew] ‘상류사회’ 당신도 신데렐라 혹은 바보 온달을 꿈꿉니까

[MBN스타 이다원 기자] 당신도 ‘신데렐라’ 혹은 ‘바보 온달’을 꿈꿉니까.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속 등장인물의 관계는 비현실적이면서도 기묘하게 공감을 산다. 재벌 2세 남녀가 서민 남녀에게 각각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사례는 주위에서 그다지 찾아볼 순 없지만, 보는 내낸 있을법한 일이라 수긍이 가기 때문.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바보 온달 콤플렉스가 절묘하게 섞여놓은 제작진의 덫에 걸린 모양이었다.

23일 오후 방송된 ‘상류사회’에서는 윤하(유이 분)와 준기(성준 분)가 무서운 속도로 가까워지는 한편, 지이(임지연 분)와 창수(박형식 분) 사이에 신분의 벽이라는 장애가 발생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윤하는 재벌2세라는 신분에 안녕을 고했다. 아버지인 장원식(윤주상 분)에게 독립을 고한 뒤 “아버지의 딸로 이만큼 힘들게 살았으면 충분히 보상받을 만 하다”고 당당하게 집을 나왔다. 이후 그는 준기에게 달려가 그 어머니와 맛있는 식사를 하며 소박한 가정의 행복에 조금씩 다가서는 듯 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반면 알콩달콩한 연애로 주목받았던 지이와 창수의 로맨스엔 제동이 걸렸다. 창수의 형이 지이를 불러내 “난 둘의 사랑을 지지한다. 창수를 정 갖기 어려우면 아이라도 가져라”는 모욕적인 말을 쏟아낸 것.

그러나 두 사람은 여느 멜로드라마 신데렐라 스토리와 달리 신파로 가지 않았다. 창수는 그룹 내 권력을 거머쥐고 싶은 형을 찾아가 “어차피 지이는 여러 여자 중 하나다. 다른 그룹 딸들과 선을 볼 것”이라며 겁을 주는 한편, 지이에겐 “미안하다는 말을 못 하겠다”며 진심을 보였다. 지이 역시 눈물 쥐어짜내는 여느 신데렐라 캐릭터와 달리 “어차피 사귀는 것뿐 아니냐”며 ‘쿨’한 척하는 태도를 보였다.

‘상류사회’는 신데렐라(박형식·임지연)와 바보 온달(성준·유이)의 신분상승 욕구와 사랑을 현대판 멜로드라마로 풀어낸 독특한 작품이다. 이 가운데 네 남녀의 사랑방식은 저돌적이면서도 불안한 느낌을 함께 담아내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서 구실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재벌 입성을 노리는 준기와 아무것도 모르고 빠져드는 윤하의 로맨스는 결혼을 하나의 신분 상승 도구로 생각하는 일부 젊은 세대의 의식을 보여주는 한편 보는 이의 마음을 ‘쫄깃’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말랑말랑하면서도 ‘나쁜 남자’라는 트렌드가 엿보인 지이와 창수의 에피소드를 섞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완충하고 있다.

제작진의 선택은 훌륭했다. 결혼을 두고 남녀가 갖는 흔한 심리 상태를 세련된 언어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보기 쉽게 풀어냈다. 또한 흔한 재벌2세 연애 스토리와 달리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통통 튀는 등장인물들로 보는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이런 공감대 때문인지 시청률에도 점점 탄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월화극 3위로 출발했지만 서서히 상승 기류를 타면서 현재 시청률 9.8%(닐슨코리아 집계, 이하 전국기준)로 월화극 2위를 점한 것. 신데렐라와 바보 온달의 만남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