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박6일의 길지 않은 미국방문에서 이례적으로 미국 국방부(펜타곤)을 방문하기로 한 것은 62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이 피로써 맺어진 ‘혈맹관계’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소식통들은 박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해 구체적인 이슈들을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관심이 높은 싸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 도입이나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펜타곤에서 거론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역대 대통령 중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10월 펜타곤 방문에 이어 두번째일 정도로 드문 케이스다. 북한이 최대의 국경일인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70주년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 등의 도발을 공언하고 있는 만큼 이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지난달초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미국 조야에서 일고 있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해 양국의 군사동맹 관계를 부각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지난해 4월 방한 때 박 대통령과 함께 한미연합사를 찾아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말로 외쳐 혈맹관계를 부각시킨 바 있다.
한미 양국은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 외에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등의 별도문서를 채택하고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내용을 담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취임 이후 두번째 공식방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번째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오바마 대통령 정권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과 북핵에 대한 명확한 이정표를 남기는 동시에 동북아시아 관련 외교관계를 재정립하는 의미도 있다.
지난달 초 한중 정상회담, 지난달말 미중 정상회담에 이은 것이자, 10월말∼11월초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큼 동북아 외교에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TPP가입과 위안부 문제 등은 물론 대북공조와 관련해 우리와 미묘한 관계에 있는 일본에 동북아 평화를 위해 미국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줄
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부통령 주최 오찬에도 참석한다. 주철기 외교안보 수석은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의 관저로 박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다”며 “이는 드문 경우로 한미 관계의 친숙함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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