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28일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변경하고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광주 지역 의원들의 탈당이 수도권 지역 의원들 탈당으로 이어지면서 현 지도체제로는 ‘탈당 러시’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문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었다. 문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거취는 제가 정하고 결단도 저의 몫”이라며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로 당내 불만 세력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날 문 대표는 “전날 의원들이 제시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인선 권한 등에 대해 최고위원회에서 책임감을 갖고 논의하겠다”면서도 “탈당을 언급하는 분들도 이제 그 뜻을 거둬주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말로 ‘탈당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같은 문 대표 발언은 당의 공론으로 자리매김한 ‘조기 선대위’를 받아들이고 총선 체제로 조기 전환하는 동시에 당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 文 ‘정면돌파’에 비주류 반발
이같은 문 대표 발언에 비주류는 즉각 반발했다.
‘비주류 수장’으로 꼽히는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까지만 해도 “꽃가마를 타고 나가겠다는거냐”며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던 김 전 대표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비주류의 탈당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문 대표 발언에 반발하며 다시 한 번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표가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고 하시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결단은 자신이 할테니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치 않겠다’고 하는 것은 당의 위기와 현사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며 “지금 모두가 원하는 것은 오직 문 대표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비주류의 한 재선의원은 “각자 알아서 탈당해줬으면 좋겠다는 말 아니냐”며 “진정성을 보여야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믿음을 가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 ‘비주류’ 이번주 순차적 탈당 가능성
비주류에서는 이날 의원들이 잇달아 탈당하며 문 대표를 압박했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권은희 의원은 이날 오전 팩스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권 의원이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재천 전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최 전 위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비가 날기 위해서는 허물을 벗어야 한다. 오늘자로 제가 몸담아온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19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현실정치를 떠나고자 한다”는 말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정책위의장 탈당은 광주에서 시작된 ‘호남 민심 이반’이 수도권까지 확산됐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더욱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광주에 지역구를 둔 장병완(남구) 박혜자(서구갑) 의원 역시 탈당이 유력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단 한 명의 국회의원(강기정 의원·북구갑)만 남을 위기에 몰렸다.
‘제1야당’의 정신적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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