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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헌 불씨 살리려 동분서주하는 정세균 국회의장 |
정순관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과 6명의 헌법 학자가 개헌 논의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150여석의 자리는 토론회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찼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축사를 촬영하기 위한 언론사 카메라 수대가 배치됐고 기자들도 정 의장의 발언을 받아치려 자리를 잡았다.
시민도, 학자도, 기자도, 국회의장도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 정작 개헌 발의의 주최인 국회의원은 찾기 어려웠다. 참석한 의원은 행사를 주최한 김진표 의원과 예정에 없던 축사를 하게 된 심장정 정의당 의원뿐이었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이런 행사가 열렸을 때 정작 헌법과 개헌 이슈를 공부해야 할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거나 사진만 찍고 가버린다"고 했다. 이미 헌법에 정통하고 개헌에 이견이 없는 학자들만 남아 '토론을 위한 토론'만 벌인다는 것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국회의 고질병이다. 의원들 시간이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의원을 찾기가 참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학자도 "국회가 개헌 발의권을 갖고 있는 것은 독재 정권에 대항해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라는 뜻"이라며 "그런 뜻을 알기는 아는지, 토론회를 할 때마다 국회의원은 찾기 어려워 씁쓸함을 느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작 개헌의 주최인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개헌·정개특위 소속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일부 의원들은 회의에서 자기 할말만 하고 나갔다"며 "개헌에 대해 책이라도 한 권 읽고 왔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도 여러차례 나왔다"고 했다.
국회 개헌자문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김병기 경북대 교수도 "지난 1년간 개헌특위 토론회를 살펴보면 수준이 참 한심한 의원들이 많았다. 개헌특위 활동도 제대로 안하는데 토론회에 가겠냐"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세균 국회의장만 '6월 개헌'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정 의장은 25일 제주도에서 26일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의
이날 정 의장은 "국회가 정말 합의점을 찾지 못해 대통령이 나서게 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날 토론회의 결과를 심 의원에게 전달해주면 헌정특위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 윤지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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